회색앵무 ‘알렉스’와의 인터뷰

(Interview with a Parrot "Alex")










                             
  

 저 같이 앵무새를 기르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금 말하고자 하는 알렉스라는 회색앵무는 아래 표현한 대로

'birdbrain'(속칭 새대가리) 라는 새에 대한 통속적인 비하를 완전히 뒤엎은,

그 아이큐가 침팬지와 쌍벽을 이루는 대단히 지능적인 앵무새입니다.

앵무새 브레인을 집중 실험.연구하는 한 대학교수 팀의 성공적 자랑거리가 바로 이 알렉스.’

 

알렉스 재단도 이미 설립된지 오래,

교수 연구팀들의 활발한 연구가 지금 계속 이루어지고 있지요.

한국 메스컴에서도 이미 소개된 바 있을 걸로 믿어지는데

그 알렉스와의 인터뷰를 여기에 소개해 볼까 합니다.



 

            ElieAlex1.jpg   



                       

수개월의 기다림끝에, 아리조나대학 Pepperberg 교수의 연구 산물인

그 유명인사- 알렉스를 드디어 만날수 있었다.


'Birdbrain' 이라는 새에 대한 통속적인 비하를 완전히 뒤엎은 알렉스,

자신이 하는 말의 의미를 인식할 수 있는,

인간 이외의 유일한 창조물일 것이라는 이론을 성립시켰다.

 

이제 20살이 된 이 알렉스는, 숫자를 여섯까지 셀수 있음은 물론,

백여가지나 되는 물건의 이름을 댈수 있는데,

색상이나 질감 그리고 생김새까지 구분할 정도로 그의 능력은

침팬지와 겨룰 만하다고 한다.

 

동료와 함께 Pepperberg 박사의 자그마한 연구실로 들어서자마자,

성난 늑대의 휘파람도 같은 연발적소리에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그 소리의 제공자가 바로

과일과 종이 조각들로 온통 어지럽혀진 테이블위의

별로 크지않은 회색의 한마리 새임을 알고는 잠시 당황하였다.

 

"알렉스는 키 큰 남자를 좋아한답니다~"

같이 온 동료를 가리키며 Pepperberg 교수가 말했다.

그리고 몇분이 지나지 않아 알렉스는 이미 그 동료의 어깨위에 자릴 잡았고

날개를 펄럭거리고 발을 바꿔가며 껑충껑충 뛰기도 하는 등

몹시 기분이 좋아 있었다.

 

"걔가 선생님을 정말 좋아 한다면요,,,

선생님 귓속에 음식을 토해 넣어줄지도 모릅니다..하하"

교수의 연구를 돕고있는 조교가 말했다.

구애의 의미로 짝지에게 토해 먹여주는 앵무의 본능을 일컫는 것이리라.

 

"You wanna grape?" (포도줄까?)

알렉스가 갑작스레 그 동료에게 건넨 말이다.

콧소리가 좀 났지만 거의 완벽하게 정확한 발음이었다.

그 자리에 못박힌 듯 기막혀하는 내게

알렉스는 별 의미없이 가끔 그런말들을 던지기도 한다,

Pepperberg 교수의 부연이 있었다.

 

"하지만.... 때로는 진짜 의사표현일 때도 있답니다."

 

 

내 손에 잠시 있던 알렉스는 꿱꿱 볼멘소리로

"Wanna go back!" (돌아갈꺼야!) 하며 의자뒤의 테이블로 향했다.

 

이 광경을 쭉 지켜보고 있던 두 마리의 또 다른 회색앵무들.

그중, 육개월된 Griffin 은 큰 눈망울을 또록거리며 털을 웅크리고 있었고,

다른 하나, Kyaaro. 몹시 신경이 예민한 이 친구를 일컬어

'애정결핍증'을 가진 문제아와 흡사하다고 Pepperberg 가 덧붙였다.

 

 

 

                        AlexTraining.jpg


 

이제 식사시간이 되어

Griffin 에게 바나나 조각을 쥐어주는 한편,

교수의 귀뜸대로 이 애정결핍증의 Kyaaro 에게는

커피를 홀짝거리게 해주며 흥분을 살살 가라앉혀 주고 있었는데

이때,

 

"Bread!" (빵 줘!)

자기몫을 요구하며 알레스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리고는,

이어 손에 쥐어진 블루베리 머핀을 조심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이윽고 알렉스의 훈련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알렉스가 열중할수 있도록

동료(알렉스가 좋아하는 그 키 큰) 는 자리를 떠 주었고,

교수팀(교수와 조교)과 나는 본 훈련에 들어갔다.

 

"How many?" (몇개지?)

쟁반에 있는 네개의 corks(코르크)를 가리키며 조교가 물었다.

그러나 알렉스는 평상시와 같지 않은 기분인 듯 쟁반쪽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Two." (두 개.) 대충 귀찮은 듯이 짧게 대답해 버리고는

"Cork nut!" (아먼드 줘!) 하며, 자기 나름대로 이름을 바꿔버린,

아먼드(almond)를 일컫는 cork nut 을 포상으로 요구했다.

 

"That's wrong, Alex! No cork nut.

 How many?" (틀렸쟎아 알렉스!  아먼드 못 줘. (다시) 몇 개?)


"Four." (네 개.)

알렉스가 대답한다. 이때 방 건너편에 있던 Kyaaro가 따라서 읊조린다.

내 어깨위에 있는 Griffin 이 머리핀을 잡아 당기며 놀고 있는 동안,

나는 진행상황을 메모하고 있었다.

 

"You weren't looking!" (쳐다보지도 않고 있쟎아!)

조교가 한숨을 쉬며, 금속으로 된 키와 초록색 플래스틱으로 된 키를 가져왔다.

 

조교: "What toy?"     (무슨 장난감이지?)

알렉스: "Key."      (열쇠.)

 

조교: "How many?"  (몇 개지?)

알렉스: "Two."      (두 개.)

 

조교: "What's different?"  (뭐가 다를까?)

알렉스: "Color."           (색깔.)

 

이번엔 드디어 포상으로 아먼드가 주어졌다.

 

한편 Griffin 은 알렉스가 남긴 음식찌꺼기들을 몰래 훔쳐볼 요량으로

이리저리 콩콩 뛰어다니고, 내가 카메라를 꺼내들자마자 알렉스는

털을 부풀리며 꼬리를 위로 치켜 올렸다. 호기심 많은 그 아이가 뭔일을

저지르기 전에 그 카메라를 서둘러 감추어야 했다.

 

  

                       

                                            AlexAndPepperberg.jpg



      

이어진 학습에서 알렉스는, 돌맹이를 "rock"이라,

네모형태의 물건을 "four corner" 표현하며,

글자 "O" "R"을 각각 구분하는 외에, 이 둘을 함께 붙여놓은 "OR"이라는 단어를,

별도로 학습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히 발음해 내었다.

 

그리고는 역시, 작고 맥없는 목소리로

"Cork nut" 하며 아먼드 포상을 수줍게 요구했다.

 

Pepperberg 교수의 앵무새들의 학습은

교수 자신과 새 그리고 조교, 이렇게 세 멤버로 진행된다.

한 사람은 물체를 들고 있고, 새들은 그것의 정확한 이름을 댐으로서

포상으로 그것을 수여받는다.

 

듣고, 보고, 반복연습하고... 이런식으로 새로운 장난감이나 음식을

그 포상으로 받을 것을 기대하면서 이들은 언어를 습득하고 있는 것이다.

 

근래에 알렉스는 자기보다 더 어린 앵무들을 가르치는 일을

사람 대신에 하고 있는데, 자기 역할에 있어선 거의 실수 하는일이 없으며,

Kyaaro Griffin 도 사람보다는 이 알렉스로부터 더 빠르게 언어를

습득하고 있었다.

 

아주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새들의 이 작은 두뇌로 인하여

의미를 모르는 단순한 흉내이상의 복잡한 연계 능력은 가질수 없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Pepperberg 교수가 보여준, 알렉스가 지닌 언어창조 능력과

복잡성을 띈 원인 분석능력은 최소한 인간외의 영장류나 포유류인 고래류와

필적될만 하다는 획기적 사실을 입증한 것이었다.

 

 

 

 ParrotsAndPepperberg.jpg

 

 

동료가 연구실로 다시 들어옴으로서 알렉스의 학습집중도가 떨어지자

결국 동료가 미안해했고, 알렉스는 곧 이어 "Wanna go back." (내자리로 갈래.) 

하며 우리가 떠날 때임을 시사했다.

 

바로 그때쯤, 키가 큰 또 하나의 남학생 조교가 들어오고,

알렉스가 그 키 큰 조교의 어깨 위에서 몹시 흥분에 들떠 덩실덩실 춤을추는

그 모습이 우리가 그 연구실을 떠나면서 본 마지막 장면이었다....


역시.. 큰 앵무새들은 지능이 좋군요. 울집 다도니에 비하면 정말 크고 못생겼네요 ㅋ
그래도 의사표현을 한다니 정말 키우는 재미가 있겠습니다 +_+

출처 : 앵무새 훔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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