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닷컴ㅣ김용덕기자] "사진은 찍지 마세요!"

'CF스타' 김태희가 무성의한 팬 사인회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사인은 해줄 수 있지만 사진을 찍을 수 없다며 카메라를 든 팬들의 손을 무색하게 만든 것. 이에 한 시민은 "밖에서 몇 시간을 기다렸다. 팬 사인회를 하는데 사진 한 장 찍어주는 게 그렇게 힘드냐"며 김태희 측과 주최 측의 강압적인 제지에 불만을 드러냈다.

'스타' 김태희는 팬 사인회에서도 '스타'였다. 그의 얼굴을 카메라에 담기란 '하늘의 별 따기' 보다 어려웠다. 김태희는 지난 22일 강남역 푸르지오 밸리에서 열린 팬 사인회에서 길게 줄을 선 팬들에게 사인만 해줄 뿐 절대 사진은 못 찍게 했다. 비욘세나 패리스 힐튼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내한 팬 사인회에서 쉽게 허락한 사진촬영을 김태희는 '금'한 것이다.

이날 저녁 팬 사인회를 찾은 한 시민은 김태희와 대우건설 측의 강압적인 분위기에 실망감을 표했다. 그는 "팬들이 사진을 찍으면 관계자들이 나타나 '사진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면서 "경호원들이 제지해도 배우들이 나서서 사진을 찍어주는 게 보통인데 김태희 같은 경우는 처음 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희에 대한 과잉보호는 이 뿐만 아니었다. 김태희 측에서 고용한 경호원들은 심지어 행사장 입구에서 사진을 찍는 팬들에게도 삭제를 종용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또 다른 시민은 "경호원들이 '사진 찍지 마세요', '카메라 넣으세요'라고 말하며 촬영금지를 말했다. 맨 처음 사인을 받은 시각 장애인만 김태희와 사진을 찍었을 뿐 다른 팬들은 아예 사진기를 꺼내기 무섭게 제재당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행사를 진행했던 개미모델 에이전시 관계자는 "팬들에게 강압적인 요구를 한 적은 없다"면서 "사진을 못 찍게 한 것은 시간이 부족해서다. 많은 팬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일일이 사진을 찍어줄 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사인받는 도중 팬들이 직접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놔둘 수 있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김태희 측으로 부터 공식적인 사진 이외 개인촬영은 막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답했다.

대우건설 측 역시 사진촬영이 금지된 '반쪽짜리 사인회'였다며 안타까워 했다. 회사 관계자는 "김태희씨가 경호업체에게 개인사진 촬영을 일절 금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팬들과 만남의 자리를 주선했는데 김태희 측이 너무 과민반응을 보여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태희 소속사 나무액터스 관계자는 "사전에 합의되지 않는 외부 촬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팬 사인회 도중 팬들이 임의로 사진을 찍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라 그냥 넘어갔다"며 "사진 촬영을 막고, 심지어 사진 삭제를 요구했다는 것은 우리로서는 모르는 일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달 초 김태희는 김남주에 이어 푸르지오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이다. 광고 모델의 역할은 CF만 찍는 게 전부가 아니다. 팬들과 거리를 좁히기 위해 사인회 자리를 마련했다면 적어도 이날만은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이번 사인회는 대우건설 측이 당일 오후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 정작 팬들이 몰려들자 얼굴만 보고, 사인만 받아라는 대우건설과 김태희 측의 행동은 어떤 이유에서도 이해하기 힘들다.

<사진=이호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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