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어렸을때 기관지 쪽이 안좋아서 천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지 독한 담배냄새를 아주 싫어 했었죠. 아버지께서도 담배를 피우지 않으셨기 때문에 집안에서도 담배 냄새를 맡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남친을 사귀기전, 남친은 담배를 피우고 있더군요. 아마도 대부분의 남성들이 군대를 다녀오고, 남자끼리 생활을 하게되면 어김없이 배우게 되는게 담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전 제 남친이 담배를 피우는걸 무척이나 싫어 했습니다.

그래서 사귀기 전에 ' 담배를 끊으면 사귀는걸 더 빨리 결정 내릴수 있겠다' 라는 말을 던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남친은, (한갑에 20개가 들었나요?) 거의 한갑이 다 들어 있던 담배를 꾸겨서 쓰레기통으로 던져 버렸습니다.

남자들이 금연을 하기란 쉽지 않다라는 이야길 많이 들어 왔던지라, 그 자리에서 바로 담배를 버리는 남친의 행동에 무척이나 감동을 받았고, 그래서 조금 더 빨리 남친과 사귀게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그 후로 속상한 일이 있을때, 담배를 피는 모습을 보아야 했습니다. 그 이유가 다 나로 인한 것이었기 때문에, 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남친이.. 속상한 일이 생길때가 있을꺼란 생각에 담배 세개피를 들고 다닌다를 이야길 들었거든요.. 그 세개피를 저로 인해 다 피게 만들었습니다.

작년- 남친을 참 많이도 힘들게 했었거든요.. 그러한 일들이 지나고 나서는 남친의 담배피는 모습을 목격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종일, 네이트를 하는 우리,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선 함께 붙어 다녔기 때문에, 남친이 금연을 했다고 전 확신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금연을 하게되면 오는 금단현상이 크게 보이지 않았기에 참 신기해했었습니다. 금연방법으로 단지 '생각'만을 가지고 있었던 건지 정말 독해서 그런건지 궁금했지만 물어 볼 수는 없었습니다. 금연을 했다는 사실만이 저에겐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 남친이 금연을 했다고 한지 1년이 지났네요- 남친은 어떻게 해서 금연을 할 수 있었는지에 관해서는 너무 무관심했었나 봅니다.
 
남친의 담배피는 모습을 봤다고 말하는 주위 사람의 말을 듣기 전까진, 당연하다는 듯이 우리 남친은 금연을 손 쉽게 하고 있다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의 말처럼 금연이라는 것은 그렇게 쉽게 되는게 아닌가 봅니다. 저한테 말도 못하고 몰래 담배를 피웠을 남친을 생각하니.. 차라리 아직은 담배를 끊지 못하겠다고 나한테라도 말하고 피지 .. 라는 약간의 배신감과 함께 얼마나 힘들었으면 아직도 담배를 완전히 끊지 못했나..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담배란거.. 그렇게 어쩔 수 없이.. 생각이 나고 피게되고 그런건가 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끊겠다고 다짐은 할 수 있지만, 완벽하게 끊을 수는 없는게 담배라는 것일까요?? 한번 손대면 멈출수 없는 마약의 일종인건가요??

그래서 인지 아무리 금연캠페인을 벌이고, 담배가 몸에 좋지 않다고 떠들고 다니고, 담배값이 올라도, 담배를 피는 사람들이 완전히 금연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것 같습니다. 정말로 자신이 생명의 위협을 받았거나, 무언가 충격을 받았거나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결국, 금연을 한다는것은 생각 즉, 의지와 연계된 것이라고 해야 겠습니다. 그래서 인지 다른 나라 흔히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에서는 금연치료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전문가인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서 금연치료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치료라는 말을 사용한다는것은.. 담배를 피는걸 일종의 '병' 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걸까요? 사람의 의지대로 끊을 수 없다는 것으로 보면 일종의 '병'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생각 되어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글쎄요. 물론, 담배를 끊으려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받는다면 혼자서 끙끙 앓는것 보다는 완벽한 금연을 실천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내 남자친구가 담배라는 병으로 인해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라고 생각해 보면, 웬지 꺼림직 할것 같다란 생각이 듭니다.

요즘 많은 다양한 원인들로 인해서, 정신과 상담을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그래도 한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아직까지는 정신과치료를 받는다고 말하면 색안경을 끼고 바로보게 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금연치료도 마찬가지일꺼란 생각을 합니다.

저혼자만의 생각인지 다른 대부분의 대중적인 생각인지는 모르겠으나, '의사와 상담을 받는것' 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주 소수의 부류들이 취하는 행동이란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전 어쩌면 내 남자친구가 의사와 상담을 해서라도 금연을 해보겠다고 하면, 그냥, 그렇게 생각해 준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의사와 상담까지하면서 담배를 끊을 필요는 없다- 라는 말을 던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단순한 생각만으로는 정말, 그런 마음을 가져 준것 만으로도 ( 더욱이 날 위해서 ) 참 고맙다는 마음이 드니깐 말입니다.

하지만, 이건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 보면 내 남자친구는 그래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담배만을 피고 있기 때문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저의 오만에서 오는 자만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심한 사람들은 하루에 3-4 갑 정도를 피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 이런분들에겐 어쩜 의사와 상담을 해서라도 담배를 끊게 하는게 그 사람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담배라는거, 물론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지만, 훗날을 보면, 그 스트레스 보다 더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것이기 때문입니다.

금연을 하라고 외치는 분들은 담배를 피는 분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람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담배를 물리치고 싶어하는것입니다. 단순한 냄새가 싫어서가 아닌, 잔소리를 하고 싶어서는 더더욱 아닌,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감히 금연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전, 아직도 남친이, 금연을 했다는 사실을 믿고 싶습니다. 전 남친을 믿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 눈에 보여줬던 담배피는 모습은 어쩔 수 없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날 만날때, 담배를 버리던 남친의 모습- ,

전 그모습만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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